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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성 교육? 여전히 효(孝)와 예(禮)가 답입니다”
심의보 충청대 교수·교육학 박사

한국만큼 과거 교육의 전통으로 부터 단절된 교육을 실행하고 있 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노부모를 폭행하고, 입양한 어린 자녀를 학 대하며, 이혼한 전 부인을 살해하는 등 사회에서 일어나는 부정과 부조리, 부패와 불륜들을 보노라 면 이 모든 것이 인간됨을 위한 교 육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오랫동안 쌓 아온 위대한 전통들이 오늘의 교 육현장에서는 전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한국인다울 수 있는 것 은 무엇인가? 한국인의 자랑스러 운 전통은 효다. 서양인의 시각에서 한국인의 효는 신기하고 감탄스럽기까지 한 모양이다. 사학자 아놀드 토인 비가 “한국이 인류문명에 기여할 수 있는 것 중의 하나는 효 사상이다”라고 말 했을 정도다. 천륜(天倫)이라고 하여 효를 백 가지 행실의 근본으로 간주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효는 도덕규범의 기초이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고 하여 임금과 아버지 그리고 스승은 한 몸과 같 다고 여겼던 우리다. “스승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하여 예의 기본으로 스승에 대한 불경(不敬)을 경계했다. 교편(敎鞭)이라고 하여 가르치기 위해 서 회초리를 드는 것도 용인했다. 영국의 오래된 잡화상에서는 지금도 잘 다 듬어진 회초리를 팔고 있다. 체벌은 근절돼야 하지만 우리는 교권마저 사라 지고 말았다. 
우리 선인들이 오랫동안 교육의 참된 목표로 삼았던 ‘감정의 조절’과 ‘도덕력 의 신장’이 오늘의 교육에서는 아무런 의미도 주지 못하고, ‘사제 간의 도’, ‘인 륜’ 등도 전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마치 신생국의 졸부처럼, 망한 집안의 후손들처럼 온갖 좋다는 외국의 이론들은 모두 받아들이고, 좋은 것은 모두 밖으 로부터 온다고 생각하면서, 정작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보물은 생각하지 못한다. 중용(中庸)에 ‘하늘의 명(命) 그 자체가 곧 우리의 본성이요, 본성에 따름을 도(道)라 하고, 도를 마름한 것을 교육’이라고 했다. 우리의 교육에는 인간에 대한 물음이 필요하다. 우리 교육은 그동안 인간에 대한 질문과 탐구에 소홀했 다. 인간은 무엇으로 행복하게 되는지, 무엇이 인간을 고상하게 만들며 또 비 참하게 만드는지, 인간의 삶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관한 질문을 하지 않아 왔다.
일찍이 프랑스의 시몬느 베이유(Simone Weil)도 “진리는 진리로써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선으로써 추구한다”고 하였다. 선과 동떨어져서 추구하는 지식은 깊이가 없고, 낱개로 얻은 정보들로 만든 지식은 의미를 만들어내지 못하며, 삶 에서 실천적인 힘을 행사하지 못한다. 오늘날 우리의 교육은 개개의 표피적인 정보만을 줄 뿐 참된 인간적 사고력을 길러주지 못하고 있다. 
선에 대한 관심을 일깨우지 않은 곳에서는 진리에 대한 관심도 지속하기 어 렵다. 오늘 우리의 교육현장에서는 선에 대한 어떠한 추구도 가르치지 않는 다. 실리주의와 도구주의가 판을 치는 한국의 교육에서 위대한 도덕적 행위 를 추구하는 인간교육은 어렵다. 자기중심적인 개인주의는 타인에 대한 배려 를 전혀 하지 않는다. 내 것과 네 것만을 무섭게 따지고, 자기감정 안의 것만 을 중히 여긴다.
청송심씨대종회(회장 심대평)는 전국 대종회 최초로 2019년 7월 산하에 재단 법인 청심장학회를 설립해 서울특별시교육청에 등록했다. 청송심문의 후손뿐 만 아니라 각 분야의 젊은 영재들까지 지원하고 있다. 청심장학회의 이름으로 세계를 선도할 인재들이 속속 나오길 기대한다. 이미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청심장학생들이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것은 뿌듯한 일이다.
우리가 명문가로서 선조들의 정신을 되살려 후손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 은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자세이다. 좋은 점은 본받고 잘못된 점은 고쳐 미래 를 발전시키자는 데에 그 뜻이 있다. 오늘의 교육이 목표나 방법이나 기초적 원 리를 찾으려면 효와 예를 근본으로 했던 전통을 다시 돌아보고 그 전통으로부 터 배우는 일이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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