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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회 50년, 청송심문의 며느리가 드리는 편지

바른 집안의 일원이 된 것에 감사하고 아이들도 배우길 소망

 

김지산

아버님, 어머님,
남편과 연애하던 대학 시절, 남편이 청송(靑松) 심 씨라는 것을 알고 반가워한 기억이 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한 문인 화가가 현재 심사정(玄齋 沈師正) 이었거든요. 전문 화원(畫員)을 능가하는 섬세하고 정교한 필치도 놀라웠고, 그림마다 배어 있는 고상 한 기품도 좋았습니다. 공적인 일이든 사적인 일이 든 빈틈없이 꼼꼼하게 처리하시면서도 늘 따뜻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품격을 보여주시는 아버님, 어머 님은 현재의 그림을 닮았습니다. 
아이를 키워 보니 내리사랑이 무엇인지 비로소 알 게 됐습니다. 양가 부모님의 사랑을 당연한 듯 받았 는데, 그 사랑에는 부모님의 무조건적인 이해와 무한한 인내가 따르는 것이더군요. 결혼한 지 어느새 10년이 넘었는데 저는 여전히 살림에 서툴고, 힘든 일이 있으면 참지 못하고 바로 어머님, 아버님께 응 석을 부리고 있습니다. 아버님과 어머님은 어쩜 그 긴 세월 동안 한차례의 나무람도 없이 새아기의 어 리광을 받아 주고 계신가요. 
문득 제 손끝에서 아버님과 어머님의 향기가 느껴 질 때가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신문 기사를 가위로 오릴 때, 가족들 주려고 과일과 채소를 믹서기에 갈 때, 깨끗이 설거지한 그릇들을 기다란 면포 위에 차곡차곡 쌓아 올려서 말릴 때. 향기는 일부러 바르려 하지 않아도 서서히 몸에 배나 봅니다. 
가풍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고 집안에 스며있는 분 위기인 것 같습니다. 살면서 크고 작은 일을 마주할 때,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응할지는 바로 그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듯합니다. 
제가 느끼는 시댁의 가풍은 맡은 바 일은 경중에 관계 없이 책임감을 갖고 철저하게 처리하되, 주변 분들에게는 따뜻한 배려를, 가족에게는 무한한 사 랑을 주라는 것입니다. 따뜻하면서도 바른 집안의 일원이 된 것에 감사하고, 아이에게 이런 집안의 분 위기가 이어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늘 건강하고 행복하게 저희 곁에 있어 주세요. 
끝으로 대종회 창립 5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 니다. 종친회의 발전을 바라는 아버님 어머님의 마 음을 잘 알고 있기에 감회가 남다릅니다. 대종회 분 의 모든 가정에 평안과 행복이 깃들길 기원합니다. 
7월, 장마가 시작된 날에 며느리 김지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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