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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를 사랑한 여자’ 沈상미 금당레미콘 대표
심상미 대표

흔히 건축을 종합예술이라고 한다.

설계부터 부지확보와 자재구입, 시공, 감리, 분양까지 다양한 노동력이 투입된다.

복잡하고 위험한 건설 현장의 아이콘은 콘크리트를 실어 나르는 레미콘트럭이다.

건축 중에서도 여성적 이미지와 가장 멀어 보이는 것이 레미콘이라 할 수 있다.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레미콘 사업에 뛰어든 심상미 금당레미콘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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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는 포용력 있고 여성적인 건축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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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 많고 많은 사업 중에 레미콘 업종을 택한 이유가 있었나요?  

A. 콘크리트라면 건축자재 중에서도 거칠고 투박한 이미지가 강하죠.

하지만 알고 보면 정말 섬세하고 유연한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건축에서 철근이 직선적이고 남성적인 소재라면 콘크리트는 유연하고 여성적인 소재예요. 포용력이 뛰어나고 변화무쌍한 형태를 소화해낼 수 있거든요. 철근에 살을 입히고 사람이 생활하는 다양한 공간을 만들어내는 기능이기도 하죠. 그 점에서 콘크리트를 다루는 건 남자보다 여자가 더 어울린다고 할 수 있어요. 그렇다고 일부러 레미콘을 택한 것은 아니었고 가업을 잇게 된 거죠. 

선친께서 건설업을 하셨거든요. 덕분에 종종 건설 현장을 가까이에서 지켜 본 경험이 콘크리트를 이해하게 해줬어요. 20~30대 시절엔 농협과 LG생활건강을 거치면서 다양한 직장경험을 쌓았어요. 오빠가 레미콘사업을 시작하면서 경리업무를 돕다가 업무 전반을 관리하게 됐지요.  

2013년 오빠 회사인 예일레미콘 대표이사로 취임해 전문경영인 경험을 쌓았지요.

그러다가 2020년 충남 홍성에서 금당레미콘을 설립했습니다.  

Q. 어려운 점이 많았을 텐데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A. 여자 혼자 독립해서 회사를 세워 보니 예상보다 난관이 많더군요.

사실 사업을 접고 쉬고 싶다는 생각도 여러 번 했어요. 그걸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품질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이었습니다. 콘크리트는 재료 배합에 따라 다양한 강도와 용도로 만들 수 있어요. 그래서 콘크리트가 섬세하고 여성적인 소재라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 최고의 제품을 만들려고 했어요. 제가 중단하면 그 기술력이 묻혀버리고 말 것이기에 오기와 끈기로 버텼습니다. 우리 재료가 프리미엄급 아파트에 들어가 가족의 꿈을 이루는 공간이 되잖아요. 또 고속도로 같은 웅장한 사회간접자본(SOC)이 건설되기도 하구요. 그런 결과물들을 보면서 커다란 성취감을 얻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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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고질적 갑질 구조 반드시 개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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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회사 경영 외에도 사회활동이 활발하시던데요  

A. 대한적십자 충남 자문위 부회장과 예산군 장애인 체육회 부회장을 맡고 있어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봉사활동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건설업은 다른 업종보다 주고받는 말이 거칠고 갈등도 많은 편이죠. 아무래도 여성의 부드러움을 더 잘 살릴 수 있는 활동에 눈을 돌리게 됐어요. 레미콘이나 건설업 외에 다른 사회활동을 통해 여성기업인 만의 역할을 찾고자 했죠. 회사가 성장하는 대로 사회 환원과 봉사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려고 합니다.  

Q. 직접 겪어본 건설업의 애로는 어떤 것이 있나요?  

A. 레미콘사업은 수요와 공급이 불규칙 하다는 것이 위험요인입니다.

또 원재료(시멘트, 자갈, 모래, 유류비, 운반비)의 가격 상승폭도 큰 편입니다. 그러면 판매가격도 올라가야 하지만 건설업의 하청구조상 잘 반영되지 않습니다. 어느 업종이나 그런 문제가 있겠으나 특히 건설업이 두드러진 편이죠. 레미콘 매출 비중이 가장 큰 곳은 아파트 공사현장이에요. 하청 구조 꼭대기의 대기업들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저희 같은 중소업체들은 원자재 상승에도 불구하고 납품가를 올리지 못합니다. 이 때문에 수익구조 개선이 여의치 않습니다. 건설업의 고질적이고 억압적인 납품구조는 반드시 개선돼야 합니다. 건설사가 짓는 집이나 도로가 모두 국민 안전에 직결되는 것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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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화제 개발 R&D에 총력 기울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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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금당레미콘만의 경쟁력을 꼽는다면 무엇일까요?

연구개발(R&D)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금당레미콘은 풍부한 현장경험을 R&D에 연결시켜왔습니다.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50mpa콘크리트를 만들었습니다. 초고층빌딩, 댐 공사, 고속도로 빔 구조물에 쓰이는 고강도 특수 콘크리트입니다. 서부 내륙간(평택~부여) 고속도로 7,8,9,10공구현장 등에 납품했습니다. 그래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부가가치 높은 고강도 제품 개발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매출증대에도 크게 기여해 올해는 전년대비 150% 신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을 소개해주신다면?

레미콘 제품에 필수 요소인 혼화제를 집중 연구 중에 있습니다.

기업부설 연구소를 오픈합니다. 혼화제는 시멘트의 1%정도이지만 작업효율(워커빌리티)과 강도, 유연성 등을 좌우합니다. 품질 높은 친환경 제품이면서 제조 단가도 낮출 수 있는 혼화제를 만들려고 합니다. 기업 경쟁력에도 필요하지만 많은 이들의 꿈과 안전이 달려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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