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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심영섭 악은공 종손 어른의 별세를 애도하며

청빈(淸貧)과 지조(志操)로 종손의 외길 걸으며 본향(本鄕)을 지켜온

故 심영섭 악은공 종손

청송청년회장 심 남 규

 

생전 마을 대소사를 보살피는 모습

존경하는 종손 어르신!

오랜 병마의 고통에서 벗어나 평온한 길을 떠나신 종손 어르신 영전에 삼가 명복을 빕니다.

존경하는 종손어르신의 갑작스러운 부음(訃音)을 접하고 황망한 마음으로 한동안 갈피를 잡지 못하였습니다.

당신께서는 어지럽고 험난한 오늘의 세태 속에서 진정한 이 시대에 실천하는 선비의 표상(表象)으로 우리 심문(沈門)의 큰 어른이셨으며, 그리고 또한 지역사회의 추앙받는 지도자이셨습니다.

오늘 종손어르신께서 한평생 조상대대로 지켜 오신 우리 본향마을을 마지막으로 둘러보시며 그동안 살아생전에 각별한 사랑과 애정을 나누던 가족들과 마을주민, 일가 여러분들을 모시고 평소 종손 어르신의 큰 덕(德)을 추모하며 영결의 순간을 더없이 슬퍼하고 있습니다.

지난날 항상 넘치는 활력으로 왕성하게 우리 종사(宗事)와 지역 유림행사, 그리고 각종 지역사회발전에 불철주야로 전념하시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심신이 쇠진하시어 병석에 눕게 되시면서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쾌유를 빌며 백방으로 노력해 왔습니다만, 인명(人命)은 재천(在天)이라 끝내 영면(永眠)하시게 된 슬픔을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존경하는 종손어르신 !

당신께서는 그동안 우리 본향의 주민들과 우리 지손(支孫)들에게 가장 큰 든든한 버팀목이셨습니다.

지난 1960년대 초 30대 젊은 나이에 당신께서는 마을의 젊은 지도자로 스스로 선구자가 되겠다고 동장(洞長)으로 추대되어, 당시 박정희 대통령께서 외치셨던 가난과 배고픔의 보릿고개를 해결하고자 몸부림 쳤던 조국근대화의 주역으로 나서 1966년 전국 식량증산 모범 지도자 상을 수상하여 그 시상금으로 청송군 지역 최초로 호롱불에서 전기 불빛이 들어오는 마을로 탈바꿈시켰고 그리고 이듬해에는 지역 내 마을단위 최초로 전화를 개통시켰습니다.

또한 어디 이뿐입니까 ?

지난 6~70년대 엄동설한 맨발로 거실하천을 건너 인근 파천초등학교에 다녀야만 했던 이 지역의 수많은 학생들과 그리고 면사무소 볼일을 보려 다녀야만 했던 이곳 지역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거실하천 교량개설 사업을 성사(成事)시키는 등 지역일꾼의 선봉장으로 앞장서 일해 오셨던 장본인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또한 1970년 초 초대 통일주체국민회의대의원으로 지방정계에 입문하신 후에도 청송군청 자문위원, 경상북도 도정자문위원, 청송군사회체육진흥회장 등을 두루 거쳐 지난 1995년 제2대 전반기 군의회의장으로 재임하시면서 당시 지역 최대의 현안사업이었던 청송양수발전소 유치 등 크고 작은 지역 현안사업들을 해결하는데 많은 공헌을 남기셨습니다.

특히, 정계활동 재임기간에는 항상 궂은일도 마다 않으시고 언제나 사회적 약자 편에 서서 일하셨고, 또한 편법과 위선, 불법과 타락이 판을 치던 당시의 혼탁한 시대상황 속에서도 항상 올곧고 청빈(淸貧)한 삶의 길을 택해 살아와 오늘날까지도 지역의 많은 공직자들과 주민들에게 존경의 대상이 되고 감동과 교훈(敎訓)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또한 당신께서는 600여 년 조상대대로 지켜온 우리 심문(沈門)의 본향(本鄕) 지킴이로 외롭고 고달픈 종손의 길을 언제나 자신의 숙명으로 받아들이시면서 매사 언행(言行)에 신중하시고, 항상 법도(法道)를 지키는 삶의 철학을 실천하여 유가(儒家)의 모범이 되시는 등 종손의 도리와 책임과 역할을 참으로 훌륭하게 수행해 오셨습니다.

종손 어르신 !

그 동안 당신께서 80평생 걸어오신 험난한 사회적 역경과 그리고 한 집안의 종손이라는 무거운 짐이 비록 오늘날 가족들에게 큰 짐이 되었을지언정, 당신께서 남기신 어질고 자상하신 모습과 올곧은 선비정신의 표상(表象)은 앞으로 우리 종인(宗人)들과 후대들에게 결코 부끄럽지 않는 존경받는 큰 어른으로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것이며, 저희가 그 뜻을 소중히 이어 받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살아생전에 뵐 때 마다 항상 근엄(謹嚴)함을 잃지 않으시고 언제나 어질고 자상하신 모습으로 저희들을 가르쳐 주시고 일깨워주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이제 그 무거운 짐을 훌훌 털어 버리시고 평온한 하늘나라에 가셔서 편안히 영면(永眠)하시길 축원 드립니다.

부디 편히 쉬옵소서 !

2020년 2월

族姪 남규(南圭) 삼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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