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문

祭文(補築時告由)
恭惟文林寔我鼻祖惟德之積厥施斯普公實繼承厚基深根克彰前烈用啓後人沙麓降祥再誕聖妃是藉是庇喬木于世常恐墜緖豈敢忘本年邁代遷見聞寢遠顧玆幽宅迷泯無傳香火之絶垂二百年世乘旣缺譜牒莫徵寓慕無地精魄何憑松梓靡主莫禁毁傷怵惕之心不待履霜皇皇有求靡懈後前久晦則顯啓衷維天睠咸之東曰維舊兆痛玆孼慝是占是冒始旣自言終乃敢秘假辭誣系眩幻無忌馬鬣猶存家制可無牲石旣拔故實莫究固知其眞詎能無惑遂卞于公八載靡訖神人所憤緇髠效誠詗察如神幽誌啓藏貞珉不磨百世可考積疑方釋若盲見曜微公之靈冥指默導藐爾何力親見於身累世遺痛今日乃伸顯幽有時喜悲交迸群孼幷刑公法乃正偸塚悉發積忿小雪顧瞻塋域幾致凌削僞碑潛竪新土擅加穢辱至此震驚如何彼固不良我豈無責用是以懼亟謀改築終緣卒遽未免疎謬揆度或差事功未究尤悔旣積凛惕靡釋玆集僉謀再蕫鍫鍤築土冲冲旣崇且堅竪石峨峨旣碩且完無偏無反乃淨乃潔泉塗改照梓木增色是憑是依庶安且泰從今萬禩修賁無替涓吉致戒載藏菲薄旣絶之祀幸而復續陳辭虔告哀慕冞深再拜奠 庶幾格歆

제문(보축할 때 고유하는 제문)
삼가 생각하건대 문림랑공은 우리의 시조로 오직 덕을 쌓아 널리 베풀었도다. 공이 성실히 계승(繼承)하여 근본을 굳건히 하고 전열(前烈)을 밝히어 후손에게 열어주었도다. 왕비가 나신 고을에서 다시 왕비가 탄생하사 도와주어서 교목세가(喬木世家:여러 대를 중요한 지위에 있어서 나라와 운명을 같이한 집안) 되었도다. 항상 유업(遺業)을 떨어뜨릴까 염려하였으니 어찌 감히 근본을 잊었으리오 세대가 변천되고 견문(見聞)이 없어지니 묘소가 실전되었도다. 제사를 지내지 못한지 이백년에 가승(家乘)이 없어졌으며 보첩(譜牒)에서도 증거할 수 없으니 영혼(靈魂)이여 어디를 의지하시리오 소나무와 가래나무가 주인을 잃었으니 훼손(毁損)하는것 금(禁)할 수 없도다. 두려워서 조심하는 마음으로 기다릴 사이 없이 급하게 찾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도다. 어두움이 오래되면 다시 밝아지듯 충심(衷心)을 여니 하늘이 도와서 함열(咸悅)의 동쪽에 공의 옛 무덤 찾았으나 슬프게도 다른 사람이 투장(偸葬)하였도다. 처음에는 스스로 말하였으나 끝내 숨기고 말았도다. 거짓 계통(系統)을 속이고 현혹(眩惑)함을 끌리지 않았도다. 무덤이 있는데 가제(家制)가 가히 없으리오. 생석(牲石)을 뽑아 보았으나 고실(故實)은 구명(究明)할 수 없도다. 그 진실을 알면 어찌 의혹이 없으리오. 드디어 관아(官衙)에 판결을 요청하였으나 팔년이 되어도 끝나지 않았도다. 신인(神人)이 분통하게 여기고 중이 정성을 다하여 염탐함이 귀신같으니 유지(幽誌)가 무덤에서 나왔도다. 돌에 새긴 글씨 이즈러지지 아니하여 백세(百世)까지 상고할 수 있도다. 쌓인 의심이 바야흐로 풀리니 소경이 눈을 뜨고 보는것 같도다. 공의 영혼이 묵묵히 도와주심이 아니면 아득한 세월 지났는데 무슨 힘으로 찾아보았으리오. 여러 대에 걸친 아픔이 오늘 풀렸도다. 밝고 어두운 것이 때가 있고 슬픈 일과 기쁜 일이 서로 엇갈렸도다. 투장한 사람들이 모두 형벌을 받으니 관아의 법이 공정하도다. 투총(偸塚)을 모두 파내니 쌓인 분통(忿痛)이 조금 풀렸도다. 영역(塋域)을 바라보니 거의 능멸(凌滅)을 당할뻔 하였도다. 거짓 비석을 몰래 세우고 흙을 새로 북돋았도다. 더럽고 욕됨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두려워하고 놀란들 무엇하리오 저들이 불량(不良)하나 우리인들 어찌 책임이 없으리오. 이것을 두려워하며 속히 개축(改築)하려는데 졸속하면 조잡함을 면치 못할 것이요. 헤아림이 어긋나면 일을 끝내지 못할 것이며 허물과 뉘우침이 쌓이면 슬픔이 풀리지 않을 것이므로 이에 여러 일가의 의견을 모아 다시 가래와 삽으로 흙을 높이 쌓고 견고하게 하니 비석이 높이 솟아 크고 완전하며 반듯하고 정결하도다. 묘도(墓道)가 말끔히 닦아지고 가래나무가 빛을 더하였도다. 여기에 의지하여 편히 쉬소서 이제부터는 만세가 되도록 잘 수호할 것이며 좋은 날 택하여 재계하고 변변치 못한 제물로 끊어졌던 제사를 다행히 다시 이어서 지내는데 제문을 지어 공손히 고하고 깊이 사모하는 정성으로 재배(再拜)하오니 흠향(歆饗)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