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낭초접(錦囊招蝶: 금낭화가 나비를 부르다)
5-6월에 담홍색의 꽃을 피우는 금낭화와 괴석 그리고 흰나비를 그린 초충화훼화이다. 『개자원화전』 제3집 화훼영모 초충화훼보에는 "어아목단호접(魚兒牧丹蝴蝶)"일명 "하포목단(荷包牧丹)"이라는 이름으로 원대(元代)화가 성무(盛懋)의 그림을 방한 작품이 실려 있다. 어아 목단이나 하포목단은 모두 금낭화의 속명(俗名)들이다.
또한 영모화훼보 편에는 이 그림과 비슷한 바위가 여러 개 등장한다. 현재는 그것들을 참고하여 괴석을 화면 가운데 대담하게 배치했다. 바위의 튀어나온 부분은 농묵으로, 들어간 부분은 여백에 가까운 담묵으로 그렸다. 그래서 바위의 입체감이 훌륭하게 살아났다. 바위의 뚫린 구멍사이로는 풀밭의 일부와 금낭화 밑줄기가 보인다.
바위 위로 올라간 금낭화는 붉은 꽃을 피웠고 열린 잎으로는 주머니 모양의 화관이 드러났다. 금낭화 옆에는 흰나비 한 마리가 날고 있다. 화보의 금낭화 꽃은 그 수가 많아 무성한데 현재는 한 줄기에 몇 개의 꽃잎만 그려 넣어 단순명료한 구성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 결과 그림에는 여유가 있으며, 문인의 아취가 더욱 깊게 느껴진다. "심사정인(沈師正印)"이란 백문인장이 찍혀 있다. (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