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작보희(雙鵲報喜: 까치 한 쌍이 기쁜 소식을 알리다)

현재의 화조화는 산뜻한 담채의 기운과 간결한 구성 그리고 인정(人情)을 가지고 있는 듯한 새의 자태가 장점이다. 그렇다면 이 까치 그림은 현재의 다른 화조화에 비하여 떨어지는 부분이 많이 보인다.

일단 구성에서 보면 버드나무 가지가 화면의 대각선 양쪽으로 가득 차 답답한 느낌이고, 가지도 부자연스럽게 휘어져 있다. 그리고 화면 왼쪽 아래 빈 공간에는 장미를 배치하였지만, 장미의 붉은 색 때문에 그림의 주인공인 까치 한쌍이 그 빛을 잃어 버렸다. 버드나무 줄기도 먹빛과 필치가 변화없이 밋밋하게 올라가 버려 단조로운 느낌이다. 버드나무 잎들도 푸른색과 먹색을 섞어 무성함을 나타내려 했지만 오히려 어지럽게 느껴진다.

가장 중요한 까치의 형상도 너무 간략히 표현하여 까치의 옹골찬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부리와 눈의 묘사도 명확하게 표현되지 않아, 현재 새 그림의 장점인 표정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사항들을 종합에 볼 때 이 그림은 현재의 화법이 아직 성숙해지기 이전의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청송지후(靑松之後)"라는 주문방형의 인장이 찍혀 있다. (卓)